우울하고 음침한 베트남의 젊은 영화들. 왜? vietnam - 2002 and on

베트남의 젊은 영화 제작자들은 분명 안락한 삶을 영위하고 있지만, 왜 그런지 그들이 만드는 영화는 대부분 음울하다




"커넥트"의 한 장면. 가족 문제로 우울한 한 소녀의 이야기





지금 베트남의 젊은 영화 제작자들은 인간 감정의 깊이를 탐험하는데 열중이다. 그러나 그들은 밝은 부분에는 개의치 않는 것 같다.



2017년 11월, 20회 베트남 영화 페스티벌에서 개최된 한 컨퍼런스에서, 한 선배 영화 제작자는 젊은 세대들에 대한 감상을 밝혔다.

그녀는 젊은이들이 평온한 가정에서 안락하게 성장해왔음에도 마치 트라우마를 겪은 듯하게 음침한 주제를 깊게 파고 들고 있다는 현실이 놀랍다고 하였다.


이는 이 전 세대와는 완전히 대조적이다. 

전쟁의 공포와 경제적인 고난을 겪은 이 세대들은, 영화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보여주고 인생의 밝은 면을 바라보려 했었다.

- 왜 젊은 세대들은 그렇게 우울한 영화만 만들어 내고 싶어하는 것일까요? 그들의 삶은 분명히 이전 세대보다 나아졌는데도요.

뚜어이째의 컬럼니스트 응옥 딥씨의 의견이다.

- 많은 젊은이들이 지금 섹스나 정신병 같은 주제를 파고들고 있습니다. 황폐화되고 침울하며 자포자기적인 인물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런 절망적인 분위기는 주로 인디 영화에서 가장 많이 보이고 있으며, 영화학교의 학생들이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 학생들은 더 여러가지 다양한 장르에 대한 실험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데 말이죠.


 
"더 콜"의 한 장면. 비디오 게임 중독으로 현실과의 접점을 잃어버린 젊은이의 이야기






저널리스트인 레 홍 람씨는 2015년 호치민시 화센 대학 영화과 학생들이 만든 작품들 중 절반 이상이 폭력과 정신병, 고문 등을 다루고 있었기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 다음 해, 화센 대학의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보다 더 일상생활에 연관된 주제를 골라 보라고 하였고, 그 결과 대부분의 작품들이 달콤한 사랑을 다루고 있었다 한다.

람씨는 젊은이들이 어떻게 이런 양 극단을 쉽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2015년, 경찰은 한 영화를 제작한 젊은이들을 소환했다. 이 영화는 빈증 학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였다. 

빈증 학살 사건은 6명의 일가가 참혹하게 살해된 사건으로, 영화에서는 피해자들의 실명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모션"의 한 장면. 정신병과 폭력을 다루고 있다.




독립영화 제작자인 응윈 황 딥씨는자신이 최근 심사위원으로 관여하게 된 한 지역 영화 축제에 출품된 영화들 중 70%가 정신이상과 살인을 다루는 영화들이라고 전했다.



하노이의 영화인재 양성소인 TPD센터에 접수되는 대본들 중 80%가 공포와 폭력성을 포함한 내용이라고 한다.

 
 
"버퍼존"의 한 장면. 대도시 공사현장 작업자의 비참한 삶에 대한 영화






- 많은 학생들이 보내온 대본들에서 주인공들이 황폐한 삶을 살고 있으며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특기할만 하다고 할까요....

응윈 카이 훙 감독의 말이다.

- 학생들은 아침 10시에 일어납니다. 멋진 오토바이를 타고 등교하지요. 가장 비싼 핸드폰을 들고 다닙니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삶을 비판적으로 보게 하여 그렇게 무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 인생이 항상 장미빛인 것만은 아닌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 많은 젊은 영화학도들이 모두 그렇게 우울하게 그려낼만큼인가요?


  
 "서커마우스"의 포스터. 화장실 청소로 시간을 보내는 우울한 소녀의 삶에 대한 이야기



 
각각의 영화 제작자들이 자신만의 창의적인 이야기와 예술적인 표현을 내어 놓는 것은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 맞다. 

인생에 대한 관점도 자유롭게 나타낼 수 있는 권리도 있다.

우울한 영화도 좋은 영화일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젊은이들이 그들의 영화에서 우울함만을 표출해고 있는 현실에 대한 왜? 라는 질문을 하는 것도 당연하다.

사회 현실이 정말로 음울하기만 한 것인가? 

아니면 어두운 주제를 다루는 것이 자신의 영화 재능을 뽐내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인가?

아니면 외국 문화 자금으로부터 최대한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인가.


 
 "팅"의 한 장면. 스마트폰 알림 소리에 씌여 자살을 시도하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

https://tuoitrenews.vn/news/lifestyle/20180105/vietnams-young-filmmakers-live-comfortably-but-their-films-are-gloomy/43464.html




덧글

  • 제트 리 2018/01/06 11:29 #

    오호. 애써 미담만 할 필요는 없지요
  • NaChIto LiBrE 2018/01/06 12:51 #

    예술은 원래 음울한 것...
  • 레이오트 2018/01/06 17:53 #

    그러고보니 한국과 일본도 비슷한 수순을 밟았죠.
  • NaChIto LiBrE 2018/01/07 08:47 #

    한국의 인디 영화들은 요즘에는 좀 밝아졌을까요.
  • 터프한 얼음대마왕 2018/01/06 21:31 #

    미국도 그랬고, 한국도, 베트남도. 어느 나라든, 정치 체제가 어떻든 이런 영화가 나옵니다만... 베트남에서 이런 영화들이 나온다는건 놀랍습니다.
  • NaChIto LiBrE 2018/01/07 08:49 #

    베트남이란 나라의 현실이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니까요...지금이 산업화의 시기가 아니고 21세기니까 더 그럴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 로그온티어 2018/01/07 01:44 #

    예전에 어떤 친구가 극단적으로 우울한 만화를 보며 자신은 이런 분위기를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극혐하며 "너 예전에 이런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었냐"라고 그 친구에게 물어봤습니다. 그 친구는 아니랬습니다. 그냥 이런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 친구의 뒷배경은 알 수 없으나, 그 친구가 내내 밝은 분위기의 친구였던 것은 기억합니다. 반면 저는 우울한 분위기였죠. 왜냐하면 그 시절 저는 여러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우울한 분위기를 싫어하고, 밝은 분위기의 작품을 선호합니다.

    생각해보면 그런 것 같아요. 각자가 자기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갈망하는 것일지도. 빛나는 삶을 산 창작자는 어둠의 감수성을 갈망하고, 어두운 삶을 산 창작자는 빛의 감수성을 갈망하는 겁니다. 아니면 그 친구도 어두운 경험을 했으나, 그 친구는 그 어둠에 직면하려고 하는 것이고 저는 회피하려고 하는 것일지도요. 이 지점에서는, 질문을 할 수록 질문만 늡니다.
  • NaChIto LiBrE 2018/01/07 08:50 #

    답이 따로 있겠습니까...
    다만 이 염세적인 것이 단순한 쿨함이나 트렌드가 아니라 뭔가 더 가치있고 심오한 목적이 있는 것이면 좋겠습니다만..
  • 이글루스 알리미 2018/01/30 08:55 #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1월 30일 줌(http://zum.com) 메인의 [허브줌 컬처]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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